관찰자의시선: 2부        타자(他者)를 보다

May 25 - June 15, 2011

2부_박현두 방병상 사타 오상택




타자(他者)를 보다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가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일상을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만남을 통해 뭔가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 속에는 언제나 나와 타자라는 관계가 성립되고, 나를 바라보는 자로서 타자의 존재에 관한 문제를 시선의 개념으로 다루고자 한다. 여기서 시선의 개념은 개별적인 바라봄이나 시각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누구도 타인 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누군가의 시선을 생각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언제나 타인에 의해 구성되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 역시도 타자의 타인으로 타자 앞에 존재함으로서 우리의 존재근거가 갖춰진다. 즉 이 세계에 출연한 우리의 존재를 정당화 시켜주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자신이 타자화 됨으로서 자신을 외부에서 바라볼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서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타자가 갖는 이러한 이중적인 시선 끝에는 항상 염려와 희망이 혼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와 우리자신을 연결해주는 중개자로서의 타자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연기하고 포즈를 취하려 하는 ‘유희’(Sartre)의 태도를 보이게 되고, 그래서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연출된 장면 속 진지함과 웃음 뒤에는 가슴에 와 닿는 무언가의 여운이 있다.
타자란 결국 작가자신이면서, 작품 속에 존재하는 인물일수도 있고 궁극적으로 작품을 보는 관람객일 수도 있다. 타자가 부여하는 시선을 받아들이는 타인이 되어 타자의 시선으로 사진 속에 내재된 숨은 이야기를 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현두는 오늘날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이방인의 모습을 담아낸다. 미디어 속에 비친 화려하고 스팩타클한 공간속에 고립된 이방인의 낯설음은 사진 속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모호하게 한다. 우연히 개입된 듯한 이방인의 모습은 공간 속에 있으면서도 주변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외떨어져 있는 소외된 우리들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문득 주변을 낯설게 느껴지게 하지만 작가는 일상 속 우리를 둘러싼 외관의 헛됨을 말하면서도 그 경계를 넘나드는 색다른 이방인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애틋한 삶을 얘기하고자 한다.


오상택의 사진 속 인물들도 역시 도시에서의 긴장과 불확실성의 딜레마 앞에서 길을 잃어버린 인물의 전형을 제시한다. 소외되거나 갈 곳을 잃고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는 인간의 모습이면서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을 씁쓸한 풍경이다. 그러나 결코 필사적이지 않고 유희하는 듯한 또는 관조하는 듯한 풍광들은 그것의 정체와 무게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우리가 짊어져야만 하는 ‘짐’이라 할 수 있겠다.


사타의 작업은 자신의 경험 속에 편재되어 있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주어진 대상을 객관화해서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표상될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상처를 통해 비로소 사유하고자 한다. 상처는 타자로부터 오지만 자신의 진실, 혹은 자신의 내면을 사유하는 것도 반드시 타자를 거쳐야만 한다. 어느날 우연히 다른 희생물을 통해 상쇄된 상처는 교묘히 주의 세계와 관계를 맺어주며 그렇게 세계를 둘러싼 타인들과 결합함으로서 해소를 위한 유희를 시작한다.


방병상의 도시 속 주변풍경은 오히려 연출된 장면보다 더 몽환적이다. 풍요로운 소비사회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이질적인 장소에 낮선 공간(건물)을 담아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낯선 이방인으로서 혹은 동일자로서의 작가가 바라본 겨울 시내천에 피어오르는 수증기에 대한 단상은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화해로운 공존과 공격적인 대립을 통해 살기를 내뿜는 에너지로, 때론 풍요로움의 보장 이면에 사라질 아쉬움으로 작가적 상상력은 다채롭게 순환한다. _이상호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