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현         Weight and Thickness

November 8 - November 24, 2011

정상현_바위, digital print, aluminium tape, motor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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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현의 작업은 무척 어려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어려운 문제란 바로 '본다(see)'와 '안다(know)'의 관계이다. 양자는 어떤 관계에 있을까? 답하기 쉽지 않은 물음이다. 예컨대 나는 동전의 양면을 동시에 볼 수 없다. 앞을 보면 뒤를 볼 수 없고, 뒤를 보면 앞을 볼 수 없다. 그러니까 동전의 부분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반면에 동전의 앞과 뒤를 동시에 '안다'는 것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본다'는 감각적인 능력과, 그리고 '안다'는 개념적인 능력과 관련되고, 이에 따라 양자는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본다'와 '안다'의 차이에 관해 존 버그(John Berger)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보는 것과 아는 것 사이의 관계가 쉽게 해명되는 문제는 아니다. 매일 저녁 우리는 해가 지는 것을 본다. 우리는 이것이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지구의 자전에 관한 지식과 우리의 시각 경험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우리가 해가 지는 것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눈물을 흘릴 수도 있겠지만,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해가 진다는 것을 안다고 눈물을 흘리기란 어렵지 않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확실히 '본다'와 '안다'는 서로 다르다. 그렇지만 양자가 다르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본다'와 '안다'는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호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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