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g je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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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주는 빛과 공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각, 미디어 설치 등의 매체를 사용한 작업으로 탐구한다. 빛은 구체적인 건축물과 함께 그 공간을 향한 시선이 되고, 추상적인 공간과 함께 조형 요소로 기능한다.
정정주는 1995년 홍익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이후, 2002년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후버트 키콜 교수의 마이스터슐러를 취득했다. 2015년 국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 2012년부터 성신여대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초기
정정주 작가는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80년 5월 18일, 작가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몸소 경험했다. 작가의 어린 시절에 비친 광주민중항쟁은 투쟁의 기억이기에 앞서, 거리의 불타는 차와 깨진 유리 조각, 마비된 도시, 한밤 중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와 같은 감각적 경험이었다.
빛에 대한 관심은 낯선 독일 유학 시절에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유학 시절 자신이 살던 작은 방에 한 줄기 쨍한 빛이 침입했을 때, 현기증마저 느낄 정도로 무서운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작가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이용한 작업을 시작, 빛과 공간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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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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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모형과 카메라를 이용한 작품
정정주 작가는 독일 유학 시절,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했다. 〈Light shape〉(1998)처럼 실내에 들어오는 빛의 형태를 추적하거나, 〈하나의 거울을 이용한 햇빛의 형태 바꾸기〉(1998)처럼 빛을 반사시켜 다른 형태를 만들거나, 〈특정한 시간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나무 구조물로 바꾸기〉(1998)처럼 조각 구조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이후, 정정주 작가는 〈schauhaus〉(1999)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의 건축 모형을 만들고 카메라와 비디오를 이용, 건축 공간 안으로 향하는 시선을 가시화한다. 〈기숙사〉(2000)에서는 학생 기숙사의 모델을 만들고, 그 안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 모니터를 통해 공간 안의 영상을 관람자에게 보여준다. 영상에는 텅 빈 내부 건축 공간의 모습과 함께, 관람자가 그 밖을 서성이거나, 공간 내부를 보는 장면을 다시 관람자에게 보여준다. 빛의 의미를 시선으로 확장하면서, 정정주 작가는 단순히 빛을 시각화 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주체와 대상에 대한 성찰을 끄집어낸다.
한국으로 돌아온 정정주 작가는 건축 모형의 스케일을 키워 사적인 공간의 내외부 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감시, 시선, 그 사이의 구조와 역학 관계를 시각화한다. 〈덕이동 로데오 거리〉(2005), 〈젠다이 플라자〉(2005), 〈응시의 도시-나고야〉(2007) 등은 도시 공간의 한 부분을 건축 모형 스케일로, 〈빌딩〉(2006) 등은 건축 모형을 휴먼 스케일로 키운 작업이다.
구체적인 장소와 건축을 작업 대상으로 삼게 되면서 작가의 작업은 특정 건축 공간이 간직한 역사와 기억, 과거와 현재를 시선의 역학을 통해 환기시키는 것으로 확장한다. 〈전일 빌딩〉(2018), 〈(구)광주국군병원〉(2019), 〈상무관〉(2019) 등은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건축물로, 이들 작업은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역사와 현재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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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작품
정정주 작가의 작업은 빛, 시선과 공간을 서로 교차시키면서 발생하는 시선의 역학, 감시, 역사와 기억의 문제에 이어 심리적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로비〉(2010)는 건축모형과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의 영상을 결합한 작품이다. 모형 건축물 내부에 카메라 대신 자신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행동을 하는 영상을 설치한 작품으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로비건물과 자신의 내면속으로 숨는 행위자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시각과 심리의 미묘한 복합체를 구성한다.
정정주 작가의 비디오 작업은 작가의 설치 작품 형식을 빌려 오기도 하는데, 180cm정도 높이의 작품 〈수색로 빌라〉(2010)는 군인 아파트를 모델로, 내외부 풍경을 반사하는 함석판을 이용해 제작되었다. 모형 건물 내부의 각 방마다 설치된 모니터에는 작가의 지인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상영되는데, 각자 경험한 스트레스와 그에 반응하는 행동을 촬영한 영상이 그것이다. 〈27개의 방〉(2017) 작업은 서울에 위치한 다양한 빌딩들의 모습을 스테인리스 스틸 격자로 구분된 27개의 공간에 보여준다. 카메라는 빌딩들의 창, 문, 구멍을 향해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한다.
구체적인 공간을 대상으로 한 빛과 공간 사이의 상호작용은 추상적인 공간을 대상으로 확장한다. 실제 공간이 아닌, 추상적인 공간을 다루면서 정정주 작가는 조형 요소로서 빛과 공간을 다루기 시작한다.
〈Passage〉(2016), 〈Nighthwaks〉(2017), 〈Transfer〉(2017), 〈Light in Room〉(2018), 〈Schauhaus〉(2019) 등은 가상의, 또는 다른 회화 작품의 건축공간을 모티브로 제작한 3D애니메이션 영상으로, 공간과 그 공간에 비치며 움직이는 빛, 부유하는 시선,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조형적 변화 등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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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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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작품
빛과 공간의 추상 조형 실험은 〈파사드2017〉(2017), 〈파사드2019〉(2019) 등 〈파사드〉시리즈 작품으로 이어진다. 〈파사드〉시리즈는 다양한 구조와 색면들을 지닌 입방체들이 나란히 연결되어 있는 조각 작품으로, 공간, 빛의 상호작용을 면과 면 사이의 조형적 관계로 추상화한 작업이다.
빛과 공간 사이의 상호작용에 몰두한 정정주 작가는 〈Curved Lights〉시리즈(2021~), 〈형이상학적 별〉시리즈(2021~) 등에서 빛 그 자체를 형상화하고자 한다. 작가의 초기, 독일 유학시절 경험에서부터 비롯한, 빛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작가의 작업은 다시 빛, 그 자체로 돌아가는듯 보인다. 정정주 작가에게 빛은 ‘추상적인 이데아(idea)’이면서 동시에 ‘타자’이다. 그것은 초월적이고, 영원불멸하며, 작가 주변의 타인, 사회 체제, 내면을 스치고 지나가는 낯선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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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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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및 선정
정정주 작가는 쌈지 스튜디오(2003), 국립 고양 스튜디오(2006), 금천예술공장(2009)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융어 베스텐 2001(쿤스트 할레, 레클링하우젠, 독일), 베르기쉐 미술전(바덴 미술관, 졸링겐, 독일), 2010 오늘의 작가(2010, 김종영 미술관, 서울) 등을 수상했고, 2021년 CJ문화재단 지원작가에 선정되었다.
전시
정정주 작가는 2000년 이래로 여러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단체전에 참가했다.
주요 개인전으로 《Illuminate》(2021, 갤러리 조선, 서울), 《Illumination》(2020, Kunstverein Haus der Kunst Enniger, 뮌스터, 독일), 《Invisible Light》(2019, 갤러리 조선, 서울), 《Illusion》(2010, 김종영 미술관, 서울), 《City of Gaze》(2007, 플러스 갤러리, 나고야, 일본), 《InsideOut》(2007, 대안공간 풀, 서울), 《inner brain》(2003, 갤러리 브레인 팩토리, 서울), 《Schauhaus》(2003, 갤러리 사간, 서울) 등이 있다.
주요 단체전으로 《The Second Spring》(2022,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태양에서 떠나올 때》(2021, 전남도립미술관, 전남), 《2020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2020, 아시아문화전당, 광주), 《Time Reality》(2019, 코리아나 미술관, 서울), 《Post88》(2018, 소마미술관, 서울),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2017, 부산시립미술관), 《공간의 발견》(2016, 경기도미술관, 안산), 《미래는 지금이다》(201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Thermorcline of Art-New Asian Waves》(2007, ZKM, 칼스루에, 독일), 《City net Asia 2007》(2007,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아트스펙트럼 2006》(2006,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 《Electro Scape》(2005, 젠다이 현대 미술관, 상하이, 중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