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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조선은 안상훈 개인전 ⟪On special days we need a story - not to wait alone, to remain forgotten⟫를 2020년 10월 8일부터 10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8년 ⟪My shoes are a bit more colorful⟫ 이후 갤러리조선에서 열리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안상훈은 이번 전시에서 약 20점의 신작을 선보이며, 캔버스와 패널 회화뿐 아니라 갤러리 외벽에 그린 벽화도 포함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캔버스의 한계를 벗어난, 일시적이고 생성적인 회화를 탐구해왔다. 이전 전시에서는 비닐이나 합판 같은 임시 재료를 사용했고, 전시가 끝난 뒤에는 이를 해체하거나 제거했다. 이는 실험적인 작업 태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적인 캔버스 회화뿐 아니라 나무판이나 갤러리 외벽처럼 섬세하고 임시적인 표면 위에 그린 작업들도 포함된다. 이러한 공간과 재료는 일반적인 회화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캔버스 작품은 주로 지하 전시 공간에, 합판 작업은 2층에 설치된다. 외벽에 그려진 벽화는 전시 홍보를 겸한 임시 작품으로, 전시 종료 후 지워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기존 실험의 연장이면서, 언어를 작업에 끌어들이는 최근의 시도를 보여준다. 작가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발견한 단어와 문장을 화면에 넣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작품에 텍스트가 등장한다.
이 문장들은 각각 의미를 지니지만, 하나의 메시지로 모이지는 않는다. 우연히 선택된 말들이며 서로 직접적인 관련도 없다. 이미지 역시 문장의 내용과 맞닿아 있지 않다. 때로 글자는 의미보다 형태로 작용하며 화면의 일부가 된다.
⟪On special days, we need a story - not to wait alone, to remain forgotten⟫라는 다소 문학적인 제목 역시 특정 의미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졌다. 전시 제목 자체가 작업의 실험성을 드러낸다.
디지털 소통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미지와 언어는 끊임없이 해체되고 새롭게 쓰인다. 이런 환경에서 회화 역시 시대와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 덧없음과 우연 같은 주제를 꾸준히 다루는 안상훈의 작업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안상훈의 실험은 ‘회화의 종말’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매체로서 회화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그는 전통적인 매체에 머물되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며, 동시대적 감각으로 회화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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