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al on Sale
-
-
이 프로젝트가 제기하는 질문은 분명하다. 디지털 아트가 물리적 감각과 결합할 때, 소유의 실체와 예술 경험은 어떻게 확장되는가. 작품을 구매하거나 소유한다는 행위는 단순한 교환이 아니라, 작품이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다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약속이 된다. 따라서 《Signal on Sale》에서의 감상은 곧 유통의 조건을 이해하는 과정이며, 거래는 곧 예술 경험을 확장하는 제도적 실험이 된다.
참여하는 화랑과 작가는 이러한 구조에 공감하며 협업한다. ‘전시’라는 형식을 넘어선 ‘쇼케이스’는 바로 이러한 전제 위에 성립한다. 각 작업은 수집과 보존, 유통을 위한 기술적 기준과 함께 제시된다. 파일 포맷, 인증서(CoA), 설치 환경, 작가 문서화는 단순한 부속 자료가 아니라, 작품이 신호로서 지속적으로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 요소다. 관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그것이 왜 그리고 어떻게 수집 가능한 형식으로 존재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며, 예술의 미래적 조건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Signal
‘시그널’은 디지털 아트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자, 언제든 복제되고 전송되며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흐름이다. 이는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유통과 재생을 통해 끊임없이 재맥락화되는 예술의 구조를 가리킨다. 파일과 포맷, 버전 관리 같은 기술적 명세는 단순한 보조 장치가 아니라, 신호로서의 예술을 지속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핵심 조건이다.
On
‘온’은 신호가 감각과 맞닿는 지점을 가리킨다. 디지털 아트는 단일한 시각 경험을 넘어 청각, 촉각, 공간적 긴장과 결합하며 지각의 구조를 새롭게 조직한다. 기술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감각을 변형하고 서사를 확장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온’은 바로 이 교차의 자리, 즉 기술과 감각이 접속하면서 예술이 새로운 층위의 경험을 생성하는 지점을 의미한다.
Sale
‘세일’은 디지털 아트가 거래 가능한 작품으로 성립하기 위한 제도적 구조와 실천을 탐구한다. 가격, 계약, 라이선스는 단순히 소유권을 고정하는 장치가 아니라, 작품이 다른 맥락에서 재설치되고 장기적으로 보존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조건이다. 이 과정에서 수집자와 유통자는 단순한 소유자가 아니라 작품의 생애를 함께 설계하는 협력자로 자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