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Osaka 2024: Expanded Section
안상훈과 민성홍은 동시대미술의 실천 영역 안에서 각각 회화와 조각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업 세계를 출발시키고,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이러한 확장은 회화와 조각을 공간의 영역으로 넓힘으로써 전통적인 오브제 중심의 미술에서 벗어나려는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이미지가 관계하는 기반은 회화와 조각이라는 전통적인 매체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매체로 확장되며, 공간과 관계하는 것이 된다.
현대의 미디어 기술은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을 물질적 매체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나 스크린과 같은 비물질적 매체를 통해 부유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이미지는 자신이 관계하던 물질적 매체로부터 벗어나 마치 자율적인 것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조건은 작가들의 상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회화는 벽에 걸린 캔버스 위에서 서로 얽힌 안료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뿐 아니라, 공간이나 사물로 확장된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조각 역시 3차원의 오브제에 한정되지 않고, 평면 이미지가 중첩된 사물이 될 수도 있다.
안상훈은 지금까지 여러 전시를 통해 회화를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지속해왔다. 그는 때로는 전시장 벽면에 직접 그린 벽화를 제작하고, 때로는 여러 개의 패널이나 비닐 등의 재료를 사용해 공간 전체를 감싸는 방식의 회화를 제작해왔다. 자신의 회화가 특정한 의미로 해석되는 것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불확정적인 상태의 회화를 만들고자 하는 그는, 공간의 규모로 확장된 회화를 통해 전시장의 환경과 분위기 역시 불확정적인 상태로 만든다.
《Between the Sea and the Forest (O-DARK-DARK-DARK)》는 회화로 만들어진 하나의 ‘가벽’이다. 이 작업은 기존 전시공간의 환경과 분위기, 동선과 시점 등을 지워내고, 안상훈의 회화가 만들어내는 앰비언스를 통해 그 공간을 모호한 것으로 다시 정의한다.
민성홍은 《Drift_Atypical Form》을 통해 레디메이드 회화의 가변적인 변형을 실험하며 작업의 영역을 확장한다. 민성홍은 재개발 등의 이유로 떠난 사람들이 남겨둔 물건을 수집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해 그들을 위로하며 새로운 터전에 자리 잡은 이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조각을 제작해왔다.
이름 없는 혹은 아마추어 작가가 그렸을 것으로 보이는 버려진 산수화는 민성홍에 의해 공간 속을 부유하는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 기존의 조각이 단단하거나 쉽게 변하지 않는 형태를 지닌 입체라면, 민성홍의 《Drift_Atypical Form》은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무너진 삶의 기반과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상을 하나의 장면 안에 겹쳐 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