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Love, Hope
Upcoming exhibition
Press release
꿈, 사랑, 희망. 오늘날 이 단어들은 너무 오래되고 순진하게 여겨져 쉽게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말이 되었다. 상상하면 어리석다고 하고, 친절하면 이용당하며, 성실하면 착취당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사랑을 말하기를 주저하고, 꿈을 접으며, 희망을 믿지 못한다. 그러나 작가는 오히려 이 낡고 유치해 보이는 단어들이야말로 부조리한 현실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믿는다.
이번 전시는 추락 이후의 시간을 그린다. 이전 작업에서 벌의 형상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끊임없는 시도를 탐구해 온 작가는, 마침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벌들이 불타 재가 되어 떨어진 뒤의 풍경으로 시선을 옮긴다. 추락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마주한 것은 금빛으로 빛나는 세계였다. 이슬 맺힌 풀과 물결, 새의 깃털과 이름 없는 생명까지 모든 존재는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장엄한 풍경을 이루고, 실패의 끝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아름다움과 관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재가 된 존재들은 다시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방향과 의지를 잃은 시간 속에서 세계는 흑백으로 변하고, 스스로를 지탱하던 질서는 해체된다. 작가는 이 붕괴의 순간에서 새로운 시작을 말한다. 그것은 완전한 부활이 아니라 흩어진 자신을 다시 붙잡으며 삶을 이어가는 재생의 과정이다. 끊임없이 무너지는 의식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만들어가는 일이 곧 두 번째 삶의 시작이다. 그 중심을 지탱하는 것은 사랑, 꿈, 희망이다. 꿈은 상상하는 힘이고, 희망은 타인을 향한 친절이며, 사랑은 끝내 성실하게 살아가는 태도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회화와 흙 작업, 그리고 관객에게 전해지는 엽서는 이러한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한 매개가 된다. 결국 이 전시는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신념보다, 어떤 추락도 끝내 무너뜨릴 수 없는 가장 오래된 힘인 사랑, 꿈, 희망을 다시 붙들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