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테이
전시장이 위치한 나고야의 호테이는 도시화되기 이전의 일본전통가옥들로 이루어진 지역이지만 2005년 재개발이 확정되어 옛 건물들이 헐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주택과 상업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100년에 걸친 변화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갤러리 건물도 호테이 역 앞에서 이어지는 도로 확장에 의해 없어질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호테이 지역의 없어질 건물들 중 몇 개의 건물들을 선택해 모형으로 제작한다. 이 건물들은 2차 세계대전 이 후 지어진 2-3층 정도의, 단순한 구조의 창문과 발코니를 가진 주택과 상가건물들이다. 건물모형들은 군집을 이루며 전시장의 바닥에 설치되고, 모형들의 내부와 외부에 다수의 비디오카메라가 설치되어, 모형 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찍어, 전시공간의 벽면에 영사되는 화면과 모니터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비어있는 모형건물 속에서 움직이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찍히는 모형공간 내부의 은밀하고 공허한 공간이미지와 창 너머의 다른 모형건물, 그리고 거대한 모습의 실재 공간 속 관객들의 이미지는, 모형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스펙터클과 결합되어, 가상공간과 실재대상에 대한 다양한 지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방문자로서 경험한 낯선 도시의 사라져 가는 건물들의 모형을 둘러싼, 응시하고 응시되어지는 시선의 교차는 무수한 사회적 관계 속에 파묻혀버린 도시 속 개인들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