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의 개인전 《Continuum》은 공간에서의 감각적 경험을 망라한 탐구를 조형 언어로 꺼내보려는 회화적 시도의 총체이다. 이지연(b.2000)은 자신이 지냈던 여러 개의 방을 색과 면으로 분할해 그리는 방식으로 풍경화의 범주에 대한 탐색을 지속해 왔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신작은 방의 공간을 통과하면서 들판에서의 경험을 또 다른 경유지로 둔다.
작가는 자신의 방에 깔려있던 녹색 카페트 위로 발이 문질러지는 동안 비로소 선명해지던 그의 존재를 되뇌이면서, 그와 공통된 지각의 장소로서 들판을 연결해낸다. 몸을 뉘인 풀밭에서 바람에 의해 닿아오던 잎은 의지의 영역 바깥의 것으로, 몸을 견인하며 스스로 유동하는 풍경을 포착하려는 작가의 관심과 맞닿는다.
공간에서의 감각적 경험은 어느 새 스스로를 구성하는 중요한 행위가 되고, 방이나 카페트와의 접촉으로 인해 생겨난 몸은 새로운 방식의 풍경을 만들어내기를 시도한다. 화면은 고정된 형상이 아닌 ‘되어가는 중’의 상태를 보여준다. 세로 폭을 고정한 채로 늘어진 시리즈들은 시선과 몸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의 연속성을 드러낸다. ‘연속체’로 해석되는 ‘continuum’은 물체를 더 작은 요소로 무한히 나누어도 그 각각의 요소가 전체로의 성질 을 그대로 유지하는 물질을 뜻한다. 이처럼 이전의 레이어를 끊어내며 쌓인 마지막 레이어는 하나의 순간으로 종합되어 풍경으로 확장된다.
움직이며 만들어진 시야는 고정되지 않는 초점을 가진 채로 그려진다. 보았던 방과 걸었던 들판을 따라 나아가던 화면은 직전의 것을 덮기도, 남기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 기억과 다른 형상을 한 채로 나에게서 독립한다. 그렇게 그려진 나의 녹색 방은 어느새 나를 감싸는 이불이자, 껍질이자, 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엄마의 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