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산실Everything I Want to Do Is Nonproductive,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하나의 전시장 공간을 ‘산실 產室’로 삼아 진행한 이인전으로, 각각 드로잉과 회화 작업을 주로 선보여 온 양지원, 최수련이 글자와 언어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며 공통의 작업 방식으로 월 드로잉을 선택하여 선보였다. 벽 위의 글자와 이미지는 일정기간 동안 머물다 사라지는 한시적 조건 아래 그려진다. 두 작가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미결 상태를 반복하다 멈춰지는 경험을 공유하며 작품간의 상호적 관계를 주시한다.


<표어연습>에서는 상반된 가치를 외치는 목소리가 뒤섞인 상태를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권선)징악을 도모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악과 부조리의 승리를 선언한다. 벽은 온갖 선전 문구들이 서로 부딪치는 어지러운 장(場)으로 변모한다. 표어를 거대하게 그리기 위한 준비 작업, 즉 문구를 배치하여 그리고,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고, 형태를 다듬어 나가고, 칠할 색을 표시하는 것에서 드로잉이 멈춘다. 도안의 번복이 거듭될수록 각각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February 1, 2024